목록실패하는 스타트업 (12)
책 쓰는 엔지니어
2017년 가을학기, KAIST 교양필수과목인 리더십2 "리스크 없는 학생창업" 이라는 과목에 강사로 출강했습니다. 한 학기간의 수업을 마무리하고 소감을 적은 글입니다. 드디어 내 첫 수업이 종강했다! 한 학기 동안 정말 고생 많았다. 창업강좌는 나같은 조무래기 학생 나부랭이가 아니라 엑싯하고 시간 많이 남는 대단한 분들이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업 실패에 대한 이야기는 내가 그 분들 보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동안 사업체를 여러번 말아 먹었다. 사람을 잘못 만나서 망하고, 재무계획을 잘못 세워서 망하고,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겨서 망했다. 아마 내 또래에선 가장 많은 사업체의 멸망을 지켜 본 사람이 내가 아닐까. 그 동안 했던 삽질을 분석해 어떻게 하면 확실하게 사업체를 죽음으로 이..
몇 년간 연락을 주고받지 않은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스타트업에서 스톡옵션을 받고 일 할 기회가 왔는데 이 조건이 지금 다니는 직장보다 좋은지 아닌지 판단이 잘 안 선다고. 작년 말. 옆 연구실의 박사 형님과 안면을 트고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그분은 CT이미지에 딥러닝을 적용하는 연구를 하셨는데, 마침 내 석사논문 주제가 CT영상에 GAN을 적용하는 거였어서 소문이 돌고 돌아 그분 귀에까지 들어갔던 것이다. "스톡옵션 이만큼이 큰건가요? 급여를 보고 가야할지 스톡옵션을 보고 가야할지 고민이에요." 내 이야기가 직장을 선택하는 데 얼마나 큰 영향을 줬을지 나는 사실 잘 모르겠다. 스톡옵션을 발행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좋은 인재에게 n년이상 근속이라는 족쇄를 채우고, 겸사겸사 인건비를 낮게 부를 기회가 생기는..
스타트업 합류제의를 받았다. 동업제의를 받은 건 이게 다섯 번 째인데, 가장 특이한 여건이어서 메모를 함. "이런 예비스타트업도 있구나." 정도로 생각하고 읽으면 될 것 같다. 지금까지 같이 스타트업을 하자고 제의를 한 팀은 대부분이 손에 돈이 한 푼도 없는 팀들이었다. 근데 이 팀은 돈이 많았다. 학생창업팀들과 비교하면 뒤에 0이 2~3개 더 붙은 수준이었다. 인프라도 이미 튼튼하고, 시장상황도 꽉 잡고 있었다. 경영진들의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도 수려하다. 3년, 5년, 10년 뒤의 단계적인 계획도 잡혀 있었으며 순환출자같은 리스크회피전략 기법도 화려하게 구상하고 있었다. 내가 평가하기에, 굳이 벤처적인 요소를 섞지 않고 정석적으로 시장에 진입해도 첫 해에 십억대의 매출을 달성할 여력이 있어 보였다. ..
팀워크.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수의 사람이 함께하는 모임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 지는 이슈일 것이다.오버워치나 롤 같은 다수 대 다수의 게임부터 조모임, 공동연구, 스타트업 등 여러 분야에서 우리는 친분 없이 모인 여러 사람들과 힘을 합쳐 하나의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과정을 겪게 되고, 여러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조모임을 예로 들면, 몇몇 멤버의 불성실한 참여나 프리라이딩, 목표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의 사례가 흔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능력을 나는 리더십이라 정의한다. 한 덩어리로 뭉친 다수의 손발이 맞지 않아 문제되는 케이스는 역사에 기술되어 있고, 이러한 문제를 조율하기 위한 체계는 법률에 규정되어 있다. 팀워크의 붕괴로 인한 실패사례는 차치하고 법규 이야기를 짧게 해 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