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쓰는 엔지니어
팀플레이 vs 개인플레이 본문
팀워크.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수의 사람이 함께하는 모임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 지는 이슈일 것이다.오버워치나 롤 같은 다수 대 다수의 게임부터 조모임, 공동연구, 스타트업 등 여러 분야에서 우리는 친분 없이 모인 여러 사람들과 힘을 합쳐 하나의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과정을 겪게 되고, 여러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조모임을 예로 들면, 몇몇 멤버의 불성실한 참여나 프리라이딩, 목표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의 사례가 흔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능력을 나는 리더십이라 정의한다.
한 덩어리로 뭉친 다수의 손발이 맞지 않아 문제되는 케이스는 역사에 기술되어 있고, 이러한 문제를 조율하기 위한 체계는 법률에 규정되어 있다.
팀워크의 붕괴로 인한 실패사례는 차치하고 법규 이야기를 짧게 해 보겠다. 대체로 법규는 두 가지 방향의 철학을 바탕으로 팀워크를 장려한다. 문제가 생긴 경우 최선을 다한 자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거나 경감시켜 주는 선관주의 의무, 무과실 면책 등이 첫 번째 철학이며, 직무에 해태한 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두 번째 철학이다.
둘 중 하나만으로는 전원의 참가를 보장할 수 없어 두 가지가 동시에 고려되어야만 하며, 이마저도 문제가 터져 누군가가 책임을 떠맡아야 할 경우에만 적용될 것이기 때문에 허술한 부분이 많다.
결국 올바른 리더상이란 문제가 터지기 전에 팀원 전원의 참가를 독려하며 프리라이딩을 방지하고, 동시에 멤버들을 적재적소에 적시에 배치하는 사람일 것이다.
허나 리더가 자질을 갖추더라도 팀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가 된다. 로보트의 팔 다리 몸통 머리를 제대로 된 위치로 조립하더라도, 각자가 따로 놀면 소용이 없을 것이다. 하나의 목표된 동작을 수행하기 위해 손, 발, 눈, 머리의 역할이 각각 성실하게 수행되어야 한다.
위기대처 측면에서 바라보자면, 팔로우십은 리더십 이상으로 중요한 문제일 수도 있다. 마치 위험을 감지하고 회피하는 척수반사와 같이, 제대로 된 팔로워는 팀에 지대한 위협이 될 만한 문제를 즉시 회피하여 팀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다.
결국 일을 분배하고 명령을 내리는 머리 뿐 아니라, 사지 모두 제 기능을 할 준비가 된 팀만이 정상적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허나 이게 과연 쉬운 일일까.
대재앙급 문제가 터져도 자본으로 회복 가능한 대기업과 달리, 스타트업 등 소규모의 그룹은 한 번 무너지면 회복이 힘들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는 덩치가 작은 팀일수록 더욱 중요시해야 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문제는 성실성이라는 요소 하나만으로 어느정도 커버가 되기 때문에 리스크를 분산하는 해법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예를 들면, 작은 팀일수록 손이 할 역할까지 발이 일부 커버하고 머리가 놓친 부분을 손이 캐치하기도 하며 서로를 보완하는 방법을 많이 채용한다.
나는 나름의 생존 전략으로, 성실성이 보장된 머리에 붙어 엑소스켈레톤 마냥 위기대처에 방점을 두어 팀의 하한선을 보장하고 내 전문분야를 추가로 더 가져가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러한 방식은 장단점이 뚜렷하다. 팀의 방향이 내 전문성과 일치하고, 의사소통이 빠르며, 팀원의 서포트를 충분히 받을 수 있다면 빠르게 강한 팀을 만들 수 있다. 반면 프리라이더가 있거나, 다른 팀원의 참여도가 떨어질 경우 산소호흡기만 붙은, 반 시체나 다름없는 팀이 된다는 것. 대부분의 경우 좋은 팀원들을 만나 이득을 봤지만, 문제가 터져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그 팀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
이런 면에서 개인으로 움직이는 것이 리스크가 상당히 덜하다고 생각한다. 다수로 구성되면 높은 생산성을 기대할 수 있지만 혼자 움직이면 안전하며, 리스크 감당이 가능한 영역 내에서 움직인다면 성장이 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팀 단위로 움직일지, 개인 단위로 움직일 지 현명하게 선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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