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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하는 스타트업

SNS 바이럴마케팅의 위력

halfbottle 2020. 5. 29.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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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럴(viral) 마케팅.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컨텐츠를 확산시키는 마케팅 기법의 일종으로, 정보가 지속적으로 재생산되며 전염되는 것이 마치 바이러스가 전염되는 것 같다고 하여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필자가 이 용어를 처음으로 접한 것이 언제인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바이럴마케팅의 사례를 공부할 때 처음 봤던 자료는 아직도 잊히지가 않는다. 푸푸리의 'Girls don't poop'이라는 영상이 바로 그것이다. 이 2분짜리 영상을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잊지 못 하는 데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

 

 

푸푸리 한글 자막 영상

 

출처 : 푸푸리 유튜브

  첫 씬부터 영상미가 아주 강력하다. 무채색 화장실 문이 벌컥 열리더니 레이스까지 달린 파란색 원피스를 입고 풀메이크업을 한 금발의 백인여성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녀가 등장하자마자 뱉는 첫 대사가 바로...
  여튼 이 영상은 굉장히 잘 만들었다. 씬이 여러번 바뀌는데 매번 시선강탈요소가 등장하고, 제품에 대한 설명은 구구절절 늘어놓으면서 또 재미가 있다.
  "와 이 영상 골때리네 ㅋㅋㅋ"  라고 하면서 공유하기에 정말 좋은 컨텐츠이며, 동시에 광고매체로써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영상이다 보니 아직까지도 종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 영상을 찾아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푸푸리는 대박이 났고, 전 세계에서 주문이 몰려들어와 재고가 모두 동나버리는 바람에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고 한다. 최근에는 이 제품이 올리브영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바이럴마케팅의 형태를 정형적으로 정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광의의 정의를 내려보자면 아래와 같지 않을까.


  (1)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광고컨텐츠를 생산하고

  (2) 이 콘텐츠가 사람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재생산, 확산 되어

  (3) 광고가 유효하게 먹힐 소비자에게까지 노출되는 것


  드롭박스에서 친구를 초대하면 추가 용량을 제공하는 이벤트나,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신규유저를 데리고 오면 크레딧을 주는 이벤트도 바이럴의 한 갈래로 규정할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이러한 마케팅기법을 의도적으로 설계해서 행하기는 쉽지 않다. 사람들에게 공감을 사는 일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기도 하고, 기업이 부각시키려던 부분이 아니라 전혀 엉뚱한 부분이 공감을 사 확산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후자의 예로는 2005년도에 있었던 '살균세탁 하셨나요 하우젠' 사태가 떠오른다.

 

 

출처 : 유튜브

 

  기업의 의도는 아마 한가인의 청순한 이미지와 함께 '살균세탁'의 중요성, 자사 기기의 살균세탁 기능 따위를 전달하고 싶었을 것이나... 이게 생각만큼 뜻대로 되지 않았던 사건이다.
  13년만에 보는 건데도 속이 끓어 오르고 분노가 상승한다. 당시 삼성하우젠은 짧은 광고 3편을 연속해서 내보냈는데 이게 또 방송3사 황금시간대를 전부 점령했다. 하루 종일 초 하이톤의 '살균세탁 하셨나요 하우젠'을 반복해서 청취해야 했던 시청자들의 분노는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고, 온갖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밈화 되어 퍼져나갔다. 결국 삼성하우젠은 시청자의 항의에 못이겨 멜로디를 수정해야 했다.  비록 나쁜 이미지로 퍼져나갔지만 사용자의 공감대를 사서 동일 컨텐츠가 확대재생산 되는데 성공했고, 어찌됐든 하우젠 이라는 브렌드네임을 전국의 시청자에게 확실하게 각인할 수는 있었으니 이득은 이득이다.
  여튼 그래서 바이럴 마케팅이라는 단어가 너무나도 유행했었다. KAIST의 교내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E5-KAIST 라는 대회에서는 매년 "바이럴마케팅을 적극 활용할 것" 이라며 당찬 포부를 자랑하는 팀들이 출전했다. 이 트렌드는 비교적 최근까지도 이어지는 것 같다. 2018년도 상반기 E5에 필자가 시니어 멘토로 참가했었는데 필자가 멘토링을 해준 팀들 중에서도 바이럴마케팅을 회사성장의 유일무이한 큰 축으로 세운 경우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저비용으로 고효율 광고집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바이럴마케팅을 신봉했지만...
  바이럴시킬 컨텐츠라도 가지고 대회에 출전했으면 건설적인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었겠지만 그렇지 못 해 아쉬웠다. 필자의 눈에는 '저는 마케팅은 잘 모르는데 이게 돈도 적게 드니까 좋지 않아요?' 정도로 보였을 뿐인지라.
  사실 필자도 예전에 바이럴을 시도해 봤지만 잘 안 됐었다. '치즈케익스튜디오'팀에 있을 때에는 사람들의 사연을 모아 음악으로 만들어 주는 콘텐츠를 뿌려 봤는데 우리 지인들 말고는 아무도 반응하지 않았었고, '뉴페이지'팀에 있었을 때에는 상품이 아직 없는 상태로 기술 R&D단계였는데다가 오프라인 입소문이었어서 대처를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 한 바이럴에 얻어걸렸다.
  목요일 밤, 자려고 누웠는데 브런치 앱에서 계속 진동이 울렸다. 웹툰을 봐야 하는데 스크롤이 드드득 끊어질 정도로 알람이 많이 왔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브런치의 통계 기능을 사용해 봤다. 트위터를 통해 정체불명의 트래픽이 대량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가 싶었다. 그래서 음식점에서 무료 음료수를 받아먹기 위해 만들었다가 잊어먹고 있던 트위터계정으로 로그인 해 이리 저리 둘러보았다.

  '공익' 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 보았다. 누군가가 우연한 경로로 필자의 글을 읽고 트위터에 글을 남겼고 여기에 리트윗이 대량으로 찍히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말로만 듣던, 노력해도 안 되던 SNS바이럴이라는게 뜬금없이 발생해 버린 것이다. 트위터에 관련 글이 계속 올라오고, 브런치 앱은 계속 진동이 울리고. 너무 신기해서 잠을 설쳤다. 3명 뿐이던 트위터 팔로워는 어느새 300명으로 늘어 있었다.
  다음 날이 되니 폰 뿐만 아니라 트위터 앱에서도 계속 진동이 울렸다. 업무를 할 수 없는 수준이 되어 비행기모드를 켜고 앱으로 들어가 진동을 꺼버렸다. 바이럴이 점점 더 확산되기 시작한 것인가? 퇴근 후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4개의 축을 두고 글이 퍼져나가고 있었다.


 (1) 그 트위터 글
 (2) 페이스북의 파이썬코리아 그룹

출처 : 페이스북 Python Korea 그룹

 (3) 개드립넷 이라는 사이트를 통한 유입
 (4) 트위터에서의 키보드배틀 (...)


  트위터에서 필자의 글을 두고 공익이 잘 했네 못했네, 하면서 설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자기 주관이 뚜렷한 사람들이 하나 둘 참전하기 시작하며 브런치로 유입되는 인구가 늘어났던 것이다.

브런치의 통계 툴

 


  이런 상세한 경로를 추적할 수 있었던 것은 브런치의 통계 툴 덕분이다. 역시 카카오에서 만든 플랫폼이라 그런지 굉장히 강력했다. 유입경로를 저렇게까지 세분화해서 들여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 원리가 뭘까? 만약 필자가 A라는 서버가 호스팅하는 경로에서 B라는 서버로 이어지는 하이퍼링크를 클릭하면 A서버의 주소가 B서버에 남는건가? 원리야 어떻든 정말로 편리하다.


  

바이럴을 탔던 게시물과 아닌 게시물의 조회수 차이가 확연하다.

  (1) 필자는 콘텐츠를 생산하였을 뿐이고

  (2) 비용 지출은 전혀 없었으나

  (3) 하룻밤사이 3만여명의 사람이 필자의 브런치를 방문해 글을 읽고 갔다.

 

  이게 광고물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속이 조금 쓰리지만 SNS 바이럴마케팅의 위력을 체험해 볼 소중한 기회였기에 감사한다. 아마 앞으로는 바이럴마케팅을 적극 염두해 두고 광고방향을 결정하는 CBO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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