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쓰는 엔지니어
자녀교육에 대한 단상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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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은 전적으로 부모의 역량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안동으로 돌아가는 버스. 대각선 앞자리에 10살쯤 되어 보이는 꼬마와 어머니가 타고 있다.
"엄마 여기를 꽉 쥐니까 손가락이 저절로 접혀!"
아이는 들뜬 목소리로 엄마를 바라보며 손목을 잡았다 놨다 한다. 신기한 대 발견으로 잔뜩 흥분한 모양이다. 그런데 어머니의 대처가 찬물을 확 끼얹는다.
"아니 그런거 하지 말고, 오늘 학원 빠졌으니까 집가서 숙제 하고 자야돼."
호기심 왕성한 꼬마가 손가락을 움직이는 근육이 사실은 팔까지 이어진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고 근육의 작동원리에 궁금증을 가질뻔한 순간을 제쳐두고 숙제 타령이라니.
그렇다고 출장으로 피곤에 절어 있는 20대 후반의 남성이 갑자기 튀어나와 "옳지 꼬마야, 그건 flexor digitorum이라는 근육이란다. 이번에는 여기를 한 번 눌러볼래? 옳지 잘 했단다. 이번에는 검지는 안 움직이지? 신기하지 않니?" 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처음에는 그저 안타까운 마음만 들었지만 곱씹을수록 이게 참 어려운 일이구나 싶다. 육아라는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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