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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서 표지

 

 

  웩슬러 지능검사는 현재 가장 권위가 높은 IQ검사다. 주로 학부모들이 자녀의 영재성을 평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많이들 응시한다고 한다. 필자는 순수하게 본인의 IQ가 궁금해서 시험에 응시했다. 

 

  시험의 내용물을 소개하는 것은 잠재적 응시자가 정확한 평가를 받는 것을 방해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저 시험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서 참고하면 좋으실 정보 위주로만 간략하게 소개해 보겠다.

 

 

1.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장소

  심리상담센터 또는 정신과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병원에서 받을 경우 보험적용이 되는지, 된다면 가격이 얼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형 병원에 전화를 해서 문의했을 때 아래와 같은 답변을 받았다.

 

  "웩슬러 지능검사가 처방이 나야 실시할 수 있습니다."

 

  사전에 전화문의를 해 보고 검사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는 것이 좋다.

 

2. 병원에서의 검사 비용

  검사를 실시하는 업체마다 다르다. 모 병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수가가 10만원이라고 한다. 이게 궁금해서 건강보험요양급여비용을 조회해 봤다.

 

건강보험요양급여비용

 

지능검사 수가

  지능검사의 수가 점수는 402.70점이다. 이 점수에 단가를 곱하면 지능검사 요양급여비용이 나온다.

 

점수당 단가표

 

  대형병원의 경우 점수당 단가가 76.2원, 동네 병원의 경우 점수당 85.8원이라 생각하면 된다. 여기에 지능검사의 수가 점수인 402.70을 곱하면 아래와 같다.

 

웩슬러 지능검사 요양급여비용 (원 단위 절삭)

  병원, 요양병원, 종합병원 - 30,680 원

  의원 - 34,550 원

 

요양 급여 비용
요양기관이 건강 보험의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에게 제공한 의료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지불되는 비용으로, 이는 「국민 건강 보험법」제 41조 제1항에 따라 질병, 부상, 출산 등에 대하여 실시한 진찰·검사, 약제·치료재료의 지급, 처치·수술 및 그 밖의 치료, 예방·재활, 입원, 간호 및 이송에 대한 비용을 말한다.

 

  즉, 의사의 처방을 통해 웩슬러 지능검사를 실시하면 3만원에서 3만 5천원 사이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처방 없이 웩슬러 검사를 진행하는 경우에는 이보다 비싼 비용이 나올 것이다. 그런데, 교통사고로 지능이 심각하게 훼손되었다던지, 극심한 우울증으로 종합적인 정신감정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어지간하면 처방이 잘 안 나올 것이다. 지능검사는 지능이 매우 뒤떨어져 보조가 필요한 사람을 감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 지능이 뛰어난 사람을 가려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몇 곳의 병원에 전화를 해 봤는데, 10만원부터 30만원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했다.

 

3. 병원 이외의 장소에서의 검사 비용

  업체마다 천차만별이다. 무슨 영재교육원에서 검사비 포함 70만원을 납부했다는 사람도 있더라. 그런데, 그런 영재교육원이 의미가 있는 곳인지 잘 모르겠다. 필자는 2010년 경상북도 과학영재교육원에 수석으로 입학했다. 그때 별다른 비용을 납부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캠프에 참가할 때에만 4만 5천원인가를 납부했던 것 같은데. 

 

  여튼, 심리상담센터 등 가까운 업체에 전화를 해서 문의를 해 보고 저렴한 곳에 방문하도록 하자. 필자는 20만원을 납부했다.

 

4. 검사 소요 시간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업체에서는 2시간까지도 걸릴 수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필자는 한 시간 조금 넘는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보통 60분에서 90분가량 걸린다고 한다.

 

5. 채점에 걸리는 시간

  당일에 채점이 가능한 업체도 있는 반면, 필자가 방문한 업체는 채점에 일 주일이 필요하다고 했다. 업체 선정 이전에 채점에 걸리는 시간도 함께 문의하자.

 

6. 업체를 선정하는 방법

  비용, 채점에 걸리는 시간, 접근성 세 가지를 모두 검토해 가장 편리한 곳을 방문하자. 블로그에서 업체 후기를 살펴보거나, 홈페이지를 찾아서 내부 인테리어를 살펴보자. 비용이 비슷하다면 인테리어가 좋은 곳에서 검사를 받는게 낫지 않겠는가? 필자의 경우 톨게이트와 가까운 업체를 골랐다.

 

7. 검사 방식

  격리된 조용한 공간에 검사자와 피검자가 함께 들어가 검사를 진행한다. 필자의 경우 검사자와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아 검사를 진행했다.

 

  웩슬러 검사는 지능을 측정하기 위해 여러 가지 도구를 사용한다. 이 도구들이 들어있는 가방이 굉장히 크다. 검사 과목이 바뀔 때마다 가방에서 새로운 교구나 검사지를 꺼낸다. 

 

  피검자는 검사자의 지시에 따라서 몇 가지 과제를 수행한다. 과제 자체는 교육수준과 상관없이 수행할 수 있는 난이도로 구성되어 있다. 무슨 대학교 수학 문제 따위를 물어보는 시험이 아니라는 뜻이다.

 

  누구든 풀 수 있는 문제를 나열해 두고, 누가 누가 더 잘 푸는지 경쟁을 하는 방식이라 이해하면 된다.

 

8. 검사 도중 화장실에 가도 되는가?

  시험 과목과 과목이 바뀌는 타이밍에 검사자에게 요청해 화장실을 방문하거나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고 검사에 응시할 수도 있다. 성인이건 아동이건 단기간에 고도의 지능활동을 요구받으면 피로를 느끼거나 긴장할 수밖에 없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최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 마음 편하게 휴식을 요구하자.

 

  필자는 검사 시작 2시간 전 부터 긴장했고, 검사가 끝나고 집에 가는 순간까지도 그 긴장을 해소하지 못했다. 검사가 끝나고 화장실에 갔는데 손이 떨리더라. 

 

  "너무 긴장했어요.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긴장을 풀고 싶습니다. 선생님은 집이 대구세요?"

 

  이런 이야기를 꺼내볼 걸 그랬다. 못 맞춘 문제보다도 이게 더 후회되더라.

 

9. 검사가 끝나고 나면 기분이 어떤가?

  장시간의 시험으로 인해 기가 빨릴 수밖에 없다. 필자의 경우 당이 떨어져 몹시 힘들었다. 검사가 끝나자마자 돈까스를 사 먹었다. 먹는 내내 마음이 복잡했다. 못 풀었던 문제의 답이 갑자기 생각나기도 하고, 아까 했던 대답이 정답인지 혼란스러워지더라.

 

  아동 피검자가 이와 관련된 불안과 초조함을 보인다면 부모가 진정시켜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시험 결과에 대해서 캐묻거나, '왜 그런 대답을 했니!'라고 추궁하지 말자. 당신의 자녀는 장시간 고도의 지적 활동을 요구당하고 방금 풀려났다.

 

  성인 피검자 본인이라면 이런 기분을 즐기자. 비싼 돈 냈는데. 이 부분도 컨텐츠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과금한 돈이 조금 덜 아깝다. 흑흑.

 

10. 검사 결과는 어떻게 나오는가?

  달랑 숫자만 나오고 끝나는게 아니다. 4개 영역의 점수와, 이를 합산한 총 IQ가 나온다. 그리고 검사 결과에 대한 상세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이왕이면 검사 결과지만 받아서 귀가할 것이 아니라, 검사 결과지에 대한 설명과 해석을 요구하자. 비싼 돈을 냈는데 검사 결과에 대한 해설 정도는 당당히 들을 자격이 있다.

 

  아동 검사의 경우 자녀와 함께 듣는 것이 좋을지 아닐지 판단이 안 설 수도 있다. 상담사에게 미리 물어보자. 자녀와 함께 들어도 될 내용은 함께 듣고, 자녀를 내보낸 다음 신랄한 이야기를 듣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11. 검사 결과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IQ가 80 미만이라면 경계선 지능에 해당한다. 사회적 보조 없이 혼자서는 경제활동이나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IQ가 130 이상이라면 영재에 해당한다. 

 

  만약 자녀의 아이큐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면 특수교육을 시켜야 하는지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필자의 생각에는 사회성이 부족하거나 당사자가 교육에 대한 비상한 열의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냥 정규교육을 따라가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정말 영재들은 알아서 영재고, 특목고에 진학하거나 일반고에 가더라도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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