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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석사 취급이 받고 싶었던 공익 본문

코딩하는 공익

AI 석사 취급이 받고 싶었던 공익

halfbottle 2020. 5. 29.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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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하는 공익
국내도서
저자 : 반병현
출판 : 세창미디어 2020.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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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석사 시절 심장 CT사진에서 관상동맥을 찾아 표지하는 인공지능을 만들었다. 우리쪽 업계 용어로는 Biomedical Image Segmentation이라고 한다. 여기에 GAN이라는 녀석을 얹어서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고, 이걸로 학위를 받았다. 시스템생물학 연구실임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생물학과 전혀 관련이 없는 분야로 학위논문을 쓴 것이다. 외롭고 고독한 길이었다. 자랑을 조금만 얹어보자면, 필자는 이 인공지능을 만들고 석사과정을 조기졸업했다.


 필자는 시스템생물학 연구실에서 전문성을 쌓다가, 정작 석사학위는 AI쪽에서 받은 이상한 케이스다. 아무튼 컴공 전공은 아니며 복수전공도 아니고 부전공도 아니다. 학적상 순수하게 바이오 및 뇌공학과 전공이다. 그럼에도 인터넷에는 필자가 컴공과 출신인 것 처럼 정보가 많이 퍼져있어서 신기했다.

 

  정부기관에서 온 연락도 대체로 이번에 이슈가 된 자동화프로그램 내지는 '코딩' 자체에 대한 문의나 강연요청이 대부분이었다. 워낙 세세한 건들까지 기억은 못 하겠지만 지금까지 정부기관에서 AI 전문가 대접을 해 주면서 필자를 불렀던 것은 딱 세 번 있었다.

 

  첫 번째는 고용노동부 고용서비스기반과다. 가장 먼저 필자를 불렀던 정부기관이고, 코딩하는공익 사건이 시작된 계기였다. 이때 필자는 OCR을 이용한 민원서류 인식과 NCS에 기반해 직무와 관련성 높은 직종을 추천해주는 시스템, 부정수급자를 통계적으로 구분할 방법 외에 몇 가지 통계적 이슈에 대한 간단한 자문을 해 드렸다.


  두 번째는 문화체육관광부였다. AI 관련 석학들이 모여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에 전문가 패널로 참석해달라는 요청이었다. 평소 하던 대로 병무청과 노동청을 통한 겸직허가 승인절차를 안내해 드렸고 그 뒤로는 다시는 연락이 안 온다.


  세 번째는 꽤 긴 텀을 두고 실현됐다. 오늘 행정안전부 사무관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높으신 분들 많이 오는 자리에서 AI 강연을 요청하는 전화였다. 그런데 이건 거절할 수밖에 없겠더라.


  우선 주제 자체가 어렵다. 비전공자 앞에서 전문분야를 소개하려면 사례를 다량으로 수집해 쉽게 전달해야 하는데 여기에 상당한 노력이 들어간다. 게다가 한 시간짜리 강연을 요청하셨는데, 그렇다면 아마 자료 수집에만 일 주일을 통째로 날려야 하지 않을까? 이건 도저히 봉사정신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의 일이 아니다. 차라리 전공자들만 모인 자리면 최근에 읽은 논문 하나 들고가서 리뷰하고 내가 만든 인공지능들 설명하면 그만인데.

 

  심지어 장소가 제주도다. 당일치기로 일정을 소화할 수가 없다. 행안부 사무관님께서는 행사 장소가 제주도라는 사실을 장점으로 생각하신 것 같지만 내 입장에서는 장점이 아니라 커다란 문제점이다. 봉사정신으로 며칠간 시간을 들이기에는 필자는 너무 바쁜 사람이고, 여독까지 생각하면 출장 이후 며칠간 업무효율도 크게 저하될 것이다. 보통 공익이었다면 복무지를 벗어나 나랏돈으로 제주도에 다녀올 수 있다면 쾌재를 불렀을지도 모르겠다.


  필자가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수를 받을 수 있는 입장이었다면 이런 조건에 합당한 금액을 편하게 제시해 드리고 행안부측의 검토를 기다리면 됐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공익이 아닌가. 공익은 경제활동을 하면 안 된다. 고용노동부에서도 필자에게 자문을 요청하며 정당한 보수를 지급하고 싶어했었고, 이때문에 병무청과 작은 마찰이 있었다고 들었다. 법으로 정해진 것이니 행안부에서도 이 문제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필자는 봉사정신으로 저 정도의 부담을 감수할 생각은 없다. 게다가, 솔직한 심정으로는 공무원 워크숍에서 전문분야를 한 시간 강의하는것보다 하루종일 연구노트를 끄적이며 까만 창 앞에서 연구를 하는게 인류와 후손에 더 크게 기여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200명이 강연을 들어도 실제로 감동할 사람은 10명도 안 될 것 같은데, 그 시간에 식량난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을 조금 더 다듬는게 훨씬 큰 봉사가 아닐까? 이번 건은 안타깝지만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무튼 행정안전부에서 필자를 가장 자주 찾아주는것 같다. 아무래도 대한민국이라는 큰 조직에서 살림살이를 도맡아 하는 기관이다보니 그쪽에서 필요로 하는 것들이 필자와 합이 잘 맞나보다. 모쪼록 대한민국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는데 힘을 써 주시기 바랄 뿐이다. 행안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 많다.


  오랜만에 AI 석사 취급을 받아봐서 기분이 좋기도 했고, 부탁을 거절드린게 죄송하기도 하고 그래서 마음이 복잡했다. 그래서 글을 써 본다. 그런데 아직 어떤 부처에서도 스타트업 관련 토픽으로는 연락이 안 온다. 필자는 공학자이기 이전에 기업가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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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자가 지혜를 다루는 성경인 잠언과 전도서를 묵상한 글입니다. 논리와 지성이 신학을 만나 생기는 화학반응을 고스란히 녹여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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