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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자동화 스크립트 짜주다가 국정원에 적발당한 썰 본문

코딩하는 공익

업무 자동화 스크립트 짜주다가 국정원에 적발당한 썰

halfbottle 2020. 5. 28.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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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8 - [코딩하는 공익] - 업무 자동화 스크립트 짜주다가 국정원에 적발당한 썰

 

업무 자동화 스크립트 짜주다가 국정원에 적발당한 썰

* 국가정보원이 아니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 적발당한 썰입니다.   필자는 노동청에서 근무 중인 공익이다. 공익근무요원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명칭이 변경되었으나 아무도 이 용어는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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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하는 공익
국내도서
저자 : 반병현
출판 : 세창미디어 2020.04.27
상세보기

 

* 국가정보원이 아니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 적발당한 썰입니다.


  필자는 노동청에서 근무 중인 공익이다. 공익근무요원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명칭이 변경되었으나 아무도 이 용어는 사용하지 않는다. 필자도, 다른 동기들도, 공무원들도 모두 공익이라는 어감이 더 마음에 드는 것이다. 이러한 연유로 이 시리즈의 제목도 "코딩하는 사회복무요원" 이 아니라 "코딩하는 공익"으로 결정했다.


   필자는 석사과정을 조기졸업하 공익근무를 시작한 특이 케이스이다. 전문연을 하려면 쉽게 할 수 있었겠지만 이런저런 욕심과 사정이 있어 공익이 되었다. 아마 취업이 그렇게 잘 된다는 인공지능 분야로 학위를 따고서 공익이 된 케이스는 필자가 국내 최초가 아닐까 하는 실없는 생각도 해 본다.


  코딩하는 공익 시리즈는 필자가 공익근무 중에 개발자로서의 정체성을 감추지 못하여 겪었던 에피소드들을 풀어보는 자리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술적인 설명 문서가 될 수도 있고, 또는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부서 A와 B에서 각각 올라온 보고서를 합쳐서 통합 보고서를 작성한다

 때는 올해 7월 19일. 필자가 노동청에 배치된 지 딱 일주일이 되던 날이다. 필자의 담당 공무원은 엑셀 파일 두 개를 합쳐서 하나의 파일로 만들어 오라는 쉬운 과제를 줬다. 그런데 파일을 열어보니 느낌이 싸했다. 그 두 개의 파일은 서로 다른 두 개의 부서에서 각각 공통양식으로 작성한 엑셀 파일이고, 정기적으로 새로운 정보가 누적되어 있었다.

 

  즉, 이 두 개의 파일을 합치는 작업은 주기적으로 수행되어야 하는 업무일 것이며 그 일은 매번 필자가 처리하게 될 가능성이 커 보였다.

 

  그래서 두 개의 엑셀 파일을 하나로 합쳐주는 파이썬 스크립트를 작성했다. 잘 작동한다.

 

  '내 담당공무원은 문과 출신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며, 파이썬 스크립트를 실행해 본 경험이 한 번도 없으리라.'

 

 

 

 

  합리적인 의심 하에 더블클릭으로 바로 작동하도록 .bat 파일로 가공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노동청 컴퓨터로는 외부 메일에 접속할 수 없다. 이외에 웹툰, 웹하드도 물론이다.  구글드라이브나 드롭박스, 트렐로 등은 '온라인 오피스'라는 사유로 접속이 차단된다.

 

  완성된 프로그램을 전해 줄 방법이 없었다. 보안 문제로 usb는 사용 불가능하고, 외부 메일이나 구글 드라이브 등도 모두 차단이 되어 접속이 불가능하다. 결국 고민 끝에 노동청 업무용 포탈(다우리)의 메일로 전달했다.

 

  전송된 프로그램은 담당공무원의 PC에서 잘 작동했다. 다른 직원들도 신기해하며 와서 구경했다. 모든 게 잘 마무리되는 것 같아 보였다.

 

  그런데 필자의 컴퓨터에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 잘 되던 인터넷이 갑자기 끊어진 것이다. 랜선도 잘 꽂혀 있는데 왜 그럴까? 머지않아 경고창이 하나 떠오른다.

 

  "비 인가 프로그램을 이용한 통신 공격이 감지되어 IP를 차단합니다."

 

  정확한 문구는 기억이 나지 않으나 저런 내용의 경고창이 떴다. 이 업무는 보자관리원에서 처리하고 있다는 안내와 함께 담당자 연락처가 적혀 있었다. 정말 얼탱이가 없어서 당장 전화를 걸었다.

 

 

 

 

  "귀하의 PC에서, 다우리 포털을 통하여 관공서 내 다른 PC로 비 인가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공격이 감지되었습니다. '.py' 확장자를 가진 바이러스가 검출되었습니다. 혹시 데이터를 탈취하기 위해 바이러스를 보내셨나요?"

 

  와 관공서 내 pc는 검열을 당하는구나 신기하다. 근데 너무 억울했다. 필자는 노동청의 공익근무요원이며, 그 '.py'파일은 본인이 제작한 것으로 공격을 위한 것이 아니라 엑셀 파일을 합쳐주는 용도임을 설명했다. 당연히 안 믿어주더라. 결국 오후 내내 계속 전화를 해서 필요하면 코드를 한줄한줄 설명해주겠다고 사정사정한 끝에 담당공무원이 이 파일이 바이러스가 아니라 엑셀 파일을 합치는 프로그램임을 믿어 주기로 했다.

 

국정원쪽 담당자님이 차단당한 IP를 해제하는 방법을 친절하게 문자로 전송해 주셨다
IP차단을 해제하기 위한 서류

 IP 차단 해제 신청 방법을 문자메시지로 전달받고 신청서를 받아보았다. 척 보기에도 공익 따위에게는 신청권한이 없어 보이는 서류였다. 어쩔 수 있나. 방금 전에 자동화 프로그램을 전달받고 신이 나 있던 담당공무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혼나고 왔다.


  "이 프로그램 그럼 계속 써도 되는 건 맞지? 불안한데?" 

  "네 문제없대요."


  관공서에서 보안을 중시한다는 점은 굉장히 바람직하고 신기했으나 업무를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 이렇게 검열에 걸리니 기분이 이상했다. 나뿐만 아니라 IT계열 출신 공익들은 다들 이런 서러움을 겪고 있지 않을까?

 

  하루 동안의 해프닝 끝에 IP 차단은 풀렸지만 새로 온 공익이 근무지에 배치받자마자 노동청 IP를 국가로부터 차단당하게 만들었다는 점과, 그 차단 사유가 담당공무원에게 업무 자동화 프로그램을 만들어 전송하다가 걸린 점이라는 게 빠르게 소문이 났다. 결과적으로 "쟤가 컴퓨터를 잘 한다던데?"라는 소문과 막 부려먹기 좋은 공익이라는 점 덕분에 많은 주무관님들이 컴퓨터에 이상이 생기면 당연하다는 듯 나를 호출하고 있고, 이 글을 쓰기로 결심한 오늘에도 벌써 컴퓨터를 7대나 고치고 왔다.

 

  훗날 알게 된 사실인데 노동청 컴퓨터에서도 Github와 Slack은 차단당하지 않는다. 담당자가 이 둘의 존재를 몰라서 그럴 것이다. 이 이후로는 절대 코드를 전송하지 않고 필자가 그냥 돌려서 처리하고 있다.

 

  그래도 하나 좋은 점이 있긴 하다. 업무 자동화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와도 이 사건을 언급하면 바로 부탁을 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꿀은 혼자 빨아야 맛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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